얼마 전, 12월 22일 티투게더 행복나눔 아이스 페스티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참여했는데 다문화 가정이거나 약간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스케이트를 잘 타도록 돌보는 활동을 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장소는 쉐라톤 워커힐 호텔 아이스링크에서 열렸습니다.


행사는 점심부터 시작이지만 자원봉사자들은 일찍 오전 10시에 모여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자원봉사를 신청하기 전부터 "스케이트를 잘 못 타는데 괜찮을까요?"를 여러 번 물어보았는데 정말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교육을 받는 동안 호련의 마음 속에는 이미...스케이트에 대한 공포가 스멀스멀...올라오고 있었죠. (ㅠㅠ) 흑흑.. 호련은 스케이트, 인라인, 스키, 보드와 같은 스포츠는 무지 약하거든요.


전국 각지에서 아이들을 실은 버스들이 속속히 도착하고 자원봉사자들도 매우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아이부터 15세 무렵의 학생들까지 연령대도 많았어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있다보니 여기저기서 외국어가 쏠쏠히 들려오기도 했지만 모두들 무척 밝고 활발한 보통 아이들과 다름 없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짜잔!! 티투게더 측에서 준비해주신 쿠폰북입니다. 이 쿠폰북에는 스케이트 대여와 함께 워커힐의 맛있는 밥과 간식, 그리고 음료도 즐길 수 있는 쿠폰들이 가득 들어있어요. 먼 곳에서 온 아이들이 배가 든든한 상태로 놀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지요. 아이들의 식사를 위해 아이들과 함께 오신 선생님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170여명 가량의 인원이 모여있다보니 살짝 긴장도 되고 여기저기 사고가 나지 않을까 살폈는데요. 아이들이 똑똑하게 수저도 잘 챙기고 밥도 야무지게 먹더군요. 다들 무척 귀여웠어요.


식사가 끝난 후 모두들 스케이트를 신고 아이스링크로 향했습니다. 호련은 처음에는 아이들이 스케이트를 잘 신도록 도와서 아이스링크로 데려다주는 일을 했어요. 어떤 아이는 굉장히 잘 탔지만 스케이트가 처음이라 빙판에 오르는 것을 무서워하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여기 밑에 물 없어요? 얼음 안 깨져요? 저는 못해요." 하는 아이를 얼음 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라 열심히 격려해주었습니다.
 "아니야, 여기 밑에는 얼음이 하나도 없고 깨지지도 않아요. 스케이트가 얼마나 재미있는데...저기 벌써 저 친구도 저렇게 타고 있네. 굉장히 재미있겠다."하는 호련의 네스레에 용기를 내어 빙판 위에 오른 아이에게 힘차게 박수도 쳐주었지요. 짝짝짝.

그리고 이어서 막 얼음판에 오른 어린이가 하는 말.
"언니는 왜 안 타요?"

무서운 아이스


스케이트 안 타도 된다더니 ㅠㅠ 엉엉..스케이트를 타지 않으면 자원봉사자들은 별로 할일이 없이 링크장 앞에 멀뚱히 서 있어야 했습니다. 자원봉사자를 담당하는 분께 여쭤보니 나이 어린 아이들은 함께 많이 놀아주면 좋다고 하더군요. (함께 놀려면 결국 스케이트를 타야한다는 결론이..ㅇ>-< ) 다행히 호련처럼 스케이트를 안 신고 멀뚱히 서 있는 자원봉사자가 한 분 더 계시길래, 호련이 꼬셔서 결국 둘이 뒤뚱뒤뚱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빨간 머리 여자가 호련


아이스 링크에는 스케이트를 가르쳐주시는 분들도 많이 있었지만, 스케이트를 못 타서 안 탄 것도 있지만, 괜히 제가 혼자 넘어지기라도 했다가 아이들을 다치게 할까봐 걱정되서 안 타고 있었거든요. 아이스링크 벽을 붙잡고 서 있는 저를 본 아이들이 좋아하면서 다가왔습니다. (ㅠ.ㅠ)
덕분에 아이들과 다정하게 스케이트를 배울 수 있었지요. 다행히 타는 내내 한 번도 안 넘어졌어요. 아이들이 손을 꼭 잡아주어서 서로 넘어지지 않게 도왔거든요.
"선생님보다 제가 조금 더 낫네요."라고 좋아하던 말이 기억에 남네요.
(어른도 이렇게 못 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서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준 호련입니다.)

퀴즈 게임이 열리는


아이스 링크에서는 그냥 스케이트만 타면 단조로울 것을 고려하여 저렇게 퀴즈 맞추기 게임도 진행되었습니다. OX게임과 가위바위보게임 등을 하고 우승자에게는 문화상품권을 주는 행사였어요. 호련도 아이들과 함께 참여했지만 아쉽게도 OX게임 중간에 탈락했습니다. (역시 또 그것도 제대로 못하냐고 구박을 받았지요. ㅇㅅㅇ하지만 그래도 즐거웠어요.)

호련이 메고 있던 명찰


예전에는 자원봉사라고 하면 꽃동네에서 아이들을 돌보거나 축제 자원활동을 하는 것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것도 좋은 자원봉사가 될 수 있네요. 고생은 커녕 이번 기회에 스케이트도 배우고 어린이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었던 신나는 기회였던 터라 자원봉사라고 말하기엔 조금 민망합니다. ^^;

이번 자원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자원봉사자 중에는 일부러 회사에 휴가를 내고 오신 분도 있으시더군요. 그만큼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에게도 뜻깊은 경험이 되었겠지요? 앞으로도 이런 좋은 기회가 또 생기면 참여하자고 다짐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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