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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엄마와 전화 통화를 하던 중 엄마가 산에 가고 싶다는 이야길 했다. 

도봉산이 말나오길래 "나는 도봉산에 한 번도 올라가본 적 없는데.."라고 하니, 엄마가 나 어릴 때 도봉산에 정말 자주 갔다고 한다. 그제서야 생각해보니, 어릴 때 도봉산 부근에서 살았던 게 기억났다. 오! 사람의 기억력이란.. 어쩌면 도봉산이 내가 제일 많이 올라간 산일지도 모르는데.. (도봉산 부근에서 3년 정도 살았는데, 그때 산도 자주 가고 산 아래 개울에서 잘 놀았다고-_-;;)

그래서 엄마와 동생과 함께 모처럼 도봉산으로 등산을 가기로 했다.

서울 창포원 입구


일요일 아침 8시 40분, 도봉산역에 도착했으나 엄마도 동생은 늦는다는 슬픈 소식이 ㅠㅠ 할 일 없이 도봉산역 주변을 배회하다 서울 창포원이라는 공원에 잠깐 구경 갔다. 


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공원이다. 낮에 다시 가봤는데 사람도 꽤 많고, 야외에 피아노도 있어 사람들이 모여 피아노를 치기도 하더라.


여기저기 예쁜 꽃도 잔뜩 피어 있다. 오! 요즘 왜 이리 꽃이 좋은지..


아침 이슬을 가득 머금었다.

조금 구경하고 있으니 엄마가, 그리고 잠시 후 동생이 왔다. 엄마는 엄청 크고 무거운 배낭을 들고 왔다. 가방을 열어 보니 물이 잔뜩, 김밥이 잔뜩, 호박죽, 땅콩, 사과, 사과를 깎을 칼..... 신문지와 야외에서 쓰는 방석도 들어있었다. 그리고 엄마는 내게 배낭을 들게 했다. ㅠㅠ 다행히 동생이 짐을 나눠 들어줬다. 엄마는 계속 먹을 것을 더 가져오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했다. ㅠㅠ


일단은 도봉산 아래 개울가에 앉아 김밥과 호박죽을 먹기로 했다. 엄마는 우리가 아침을 안 먹었을까봐 일부러 먹을 걸 바리바리 싸왔는데, 알고보니 아침을 안 먹은 사람은 나 뿐이었다. 하지만 셋이 김밥과 호박죽과 사과를 먹었다. ㅋㅋㅋㅋ 괜찮다고 했는데도 엄마는 땅콩도 까주셨다. ㅠㅠ 덕분에 출발 전에 배가 든든. 

등산하러 가는 동생과 엄마. 우리 중 유일하게 등산복 차림을 잘 입고 온 엄마.


산 입구 가게에 있는 강아지. 손을 대면 공격함. 이름은 뚱이.


등산업체가 이벤트를 하고 있다.


북한산 둘레길 지도


꽤 오랜만에 하는 등산이었는데도 어찌나 기분 좋은지.. 올라갈 수록 힘이 나고 재미있었다.


어느 정도 산에 올라가니 전망이 꽤 멋졌다. 엄마와 나와 동생을 사진 찍고 놀다가 이제 그만 올라가기로 했다. ㅋㅋ 나 혼자였으면 정상까지 시도해봤을텐데.. 엄마가 너무 무리하게 할 수 없었다.
 

나랑 엄마랑.


나는 아디다스 트레이닝복을 입고 갔는데 불편했다. 그리고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산은 멋부리려고 오는 게 아닌데 라며 나에게 욕을 했다. ㅠㅠ 화장도 안 하고 왔건만.. ㅠㅠ 등산을 자주 간다면 등산복은 이미 샀겠지만.. ㅎㅎ (사실 내려가는 길에 등산가방을 지를 뻔했다 ㅋㅋ) 아 ㅠㅠ 등산 자주 하고 싶다. ㅎㅎ 방법을 찾아야겠다.


내려가는 길에는 잠깐 둘레길을 구경했다. 다음에는 둘레길 걷기를 해도 정말 좋을 것 같다. +_+


일부러 구경간 건 아니고 길을 잘못 들은 건 비밀 ㅋ ㅠㅠ 

걷기 좋게 잘 꾸며 놓은 둘레길

 

산 아래 공터


국립공원산악박물관


산 아래에 국립공원산악박물관이 있어 잠깐 구경해보기로 했다. 무료입장이라 반가웠다.


다양한 등산 소품과 해외고산원정활동 특별 사진전을 볼 수 있었다.

등산 관련 서적들, 책을 읽을 수 있는 휴게공간도 있다.


여러 종류의 등산화


초창기 등산화, 무겁게 생겼다.


초기 빙벽장비, 역시 무거워 보인다.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복장, 이런 걸 입고 산을 올라가야 하다니.... 대단하다.


다양한 빙벽 장비들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 스푼 세트


박물관에는 다양한 등산용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초창기 등산용품은 양초를 이용한 랜턴도 있고 대체로 무거워 보였다. 최근 등산용품 중에도 재미있는 게 많이 보였다. 다만 얼른 나가자는 마마님의 성화에 구경 시간은 매우 짧았다. ㅎㅎ


내려가는 길에 뭘 먹을까 하다가 산두부라는 집이 보였다. 인터넷에 맛집을 검색해보니 다들 두부집이 대부분이다. 도봉산이 손두부로 유명하다고... 점심은 착한 내가 사기로 했다. 


식당이 꽤 넓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두부보쌈. 손두부가 가득 나와 맛있었다. 나와 동생은 등산하고 나니 허기져 잘 먹었는데 엄마는 자꾸 맛없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집에서 직접 수육을 삶아 김장김치에 먹는 게 훨씬 더 맛있긴 하다. 


우리는 일부러 탁 트인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바로 옆에 개울가가 보인다. 산에 온 느낌이 난다.

마지막은 막걸리 시음! 너무 피곤할까봐 보쌈 먹을 때 일부러 동동주는 주문 안 했는데, 국순당에서 막걸리 시음행사가 있길래 받았다. 꽤 듬뿍 담아준다. ㅎㅎ 덕분에 몸이 노곤~ 

좀 더 단풍이 들면 또 가고 싶다. 등산 갈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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