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야키를 맛있게 먹고 호련이 또 정신없이 찾아간 곳은 바로 도톤보리 강.


서울의 청계천이 생각나는 곳이기도 하지만,
인공적인 청계천보다는 좀 더 자연적인 분위기가 나는 곳입니다. 


건물들이 강과 꽤 오랜 시간 있었던 듯, 운치가 있어요.
느릿느릿 움직이는 유람선 안의 사람들에게는 마치 그들만의 시계가 따로 움직이는 듯 여유가 있습니다. 
오사카 남쪽 도톤보리 강 주변은 유흥가가 밀집해 있고 먹자골목이 있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오사카를 대표하는 거리랍니다. 


도톤보리 강 주변을 걸으며 오사카의 정취를 만끽해도 좋겠지만..
호련은 그럴 여유가 없었습니다. 바로 유명한 일본 라멘을 일본에서 먹어봐야 하기 때문이죠! 


예전에 비어투데이에 그린데이님이 올리신 이치란 라멘 후기를 보고, 꼭 먹어보고 싶었던 이치란라멘!
이치란라멘을 먹으러 난바, 오사카, 도톤보리 강까지 온 호련의 마음은 두근두근....
아니 그런데 왜 건물 겉은 공사 중인지;; 초 허름한 모습에 깜짝 놀랬지만 다행히 이치란 라멘은 영업 중이라고 써 있군요. ㅎㅎ 

그린데이님의 설명에 따르면, 이치란은 1960년부터 현재까지 40여 년간 돈코츠 라멘만을 만들어온 하카다 라멘 전문점입니다. 후쿠오카를 본거지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도쿄, 오사카 등 일본 전역에 30여 개의 체인점을 둔 대규모 라멘 체인으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성큼성큼 들어가보니, 출입문 앞에 이런 자판기가 있습니다. 
이치란라멘은 이 자판기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됩니다. 


라멘은 790엔입니다. 라멘은 오직 돈코츠라멘 한 종류 뿐이랍니다. 다른 건 주문 안하고 라멘만 시켜도 됩니다. ㅋ


기다리는 중에 먼저 이런 리스트를 작성합니다. 

일본어를 모르는 호련이 일사천리로 이 작업까지 왔을 리는 없죠. ㅎㅎ 하지만 친절한 직원 분이 손짓, 발짓으로 설명하며 자판기로 안내하고, 제 앞으로 새치기하는 손님을 막아주시기도 하고 ㅋㅋㅋ 한국인이라고 이야기했더니 우리말로 된 리스트를 가져다 주시더라고요.

리스트에는 맛 / 기름기 정도 / 마늘 / 파 / 차슈 / 조미료 / 면의 종류 등을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뭘 모를 땐 기본으로 하는 게 기본! 기본에 팍팍 동그라미를 쳐줬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테이블로 안내 받을 수 있었는데... 
이치란라멘은 이렇게 혼자 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배려해 독서실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제 자리는 4번이었죠.
사람들 머리 위로 이렇게 테이블 번호가 크게 쓰여 있어요.


테이블 너머로 고개를 들어 보니, 사람들 머리만 보입니다. ( 0_0);;  진짜 무슨 학창시절에 다니던 독서실에 온 기분이네요.


자리 뒤편엔 이쑤시개와 휴지가 있습니다. ㅎㅎ


자리 앞에는 이런 설명서가 있습니다. 혼자 칸막이 안에 앉아서 라멘을 기다리는데 좀 뻘쭘하더라고요.


그리고 드디어 테이블 너머로 이치란 라멘이 나왔습니다. 오!  이 진한 돈코츠 라멘 국물이라니!!!!!!!!! 
 

..... 면발도 상당히 꼬들꼬들해보이죠?
맛있게 먹었던.. 홍대의 나고미 라멘을 기대하고.. 맛을 보았습니다.


... 라멘을 한입 물자마자 비명을 질렀습니다. 김치..김치......

그렇죠. 저렇게 느끼한 라멘을 먹는데 김치를 같이 안 먹는다니!! 정말 충격적으로 입에 안 맞았어요. 한국에서는 돈코츠 라멘 잘 먹었는데... 생각해보니 이게 다 김치와 같이 먹었던 덕이었군요. 라면과 김치를 함께 먹지 못한다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제가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김치 없인 못 살죠... ( =_=);


그래도 790엔이 아깝기도 하고,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꾸역꾸역 면과 차슈는 다 먹고 왔습니다. (국물은 그대로...) 후다닥 나와보니, 이치란 라멘 옆 타코야키 전문점에 줄이 즐비한 게 보이네요. (그냥 타코야끼나 더 먹을 걸..) 

저는 비록 '김치'의 부재로 맛있게 즐기진 못했지만, 이치란라멘은 많은 분들에게 인기인 라멘집이랍니다. 국물이 진~하고 느끼한 돈코츠라멘을 좋아하시는 분께는 참 좋을 듯하네요. 저도 다음엔 김치 들고 가서 다시 도전해보고 싶긴 하네요. (김치 싸가서 먹어도 될런지.. ㅎ_ㅎ)


라멘을 먹고 나오니, 어느새 오사카의 해가 저물어 갑니다. 도톤부리 강도 현란한 네온사인에 아름답게 물들었군요. ㅎㅎ

호련의 오사카 여행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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